자취생 막소주의 먹고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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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3가 /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는 맥주 귀신이 산다 - 만선호프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귀신이 산다는 건 아니다.
맥주를 엄청나게 흡입한 나머지 비틀거리며 골목을 빠져나가는 주당들의 걸음을 보면 흡사 귀신과 비슷하다고 할까.

을지로에는 이러한 주당들의 천국이 두 곳이나 있다.
잘 알다시피, 노가리 골목과 골뱅이 골목.
골뱅이 골목이 맛있는 골뱅이를 갈은마늘, 파와 함께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라면
노가리 골목이 저렴하다못해 거저주는 느낌이 드는 안주와 맥주가 있다.
특히 이 노가리에 찍어먹는 양념장이 알싸하게 매운 탓에 맥주를 엄청나게 마실수 밖에 없으니
술고픈 주당들에게는 천국이나 마찬가지.


자, 잠깐 손가락 한번 꾹 눌러주고 시작하자. ^^




맥주를 잔에 따르는 직원의 손놀림이 매우 빠르다. 순식간에 예닐곱잔에 맥주를 채워버리는 스킬이란.


 벌거벗은 처자가 메인으로 나와있는 맥주광고.
참 오래간만에 본다.



안주는 몇가지가 더 있긴 헌데, 주문하는 사람은 몇 없다.
모두들 노가리에 맥주만 연속주문신공 뿐이다.

자리에 앉으면 자동으로 인원수 맞게 맥주와 노가리가 '위치로'.
그래서 따로 주문도 필요 없는 것.



두 명이 가면 요로콤 노가리 두 마리가 테이블 위에 놓인다. 물론, 맥주도 마찬가지.





십년도 더 됐나보다. 서울역 뒷골목 슈퍼에서 노가리 안주삼아 맥주마시던 그 때가.
그 당시 먹었던 노가리는 크기가 시사모보다 약간 컷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노가리는 꽤 크다.



맥주를 부르는 양념장.
고추장과 함께 고추가루를 갈아서 넣었는지 알싸한 맛이 더한다. 후추도 들어간듯.
많이 찍어먹으면 맥주 반컵은 그냥 들어간다.



맥주는 계속 흡입 중.



저녁 11시 30분을 넘기자 사람들은 하나 둘 빠지기 시작한다.
첫 사진과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잔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호프브로이를 연상하면 될까.
만선호프 외에 OB베어, 뮌헨호프 등 골목을 가득하게 만드는 맥주집들이 즐비한 터에
아직 날씨가 쌀쌀해 손님들이 많지 않지만, 한여름에는 위 사진의 골목이 테이블로 가득찬다.
 할아버지부터 대학생들까지, 옆 사람들과 눈치볼 것 없이 마음껏 술마시는 이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
우리나라에서 몇 곳이나 될까.

단, 한가지 단점은 이 곳에 들어서는 순간 술은 자동흡입하게 된다는 사실.
마셔도 마셔도 너무 많이 마신달까.

슬슬 날이 풀리면 만선호프에 주당들이 모이고, 가끔은 우연찮게 친구를 만나 맥주 한 잔을 나누는 곳.
만선호프만 생각하면 얼른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업시간 : 12:00 ~ 23:00 - 낮술 마시는 주당들에겐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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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동 | 만선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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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막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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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가리가 참 크고 실하군요
    한 번 가보고 싶네요

  2. 딸기우유 2010/12/14 16:32

    여기 자주 다녔었는댕.... ㅎㅎ 이렇게 보니 반갑네요.

    골목에 있어도 사람들이 엄청 많은 곳이라서 놀랬는뎅.

    오늘도 갑니다. 간만에 ㅎ 근 1년만에 가네요 ㅎ

  3. 만선 옆 둘둘치킨 노가리가 이동네에서 최곱니다. 만선 노가리는 상대도 안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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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에는 오래된 식당들이 참 많다.
물론 숫자가 높아질수록 그 빈도수도 함께 높아지긴 한데 을지로 3가부터 5가에 유독 많이 있는 것을 보면
그만큼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업종을 지켜가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 같다.
특히 방산시장부터 공구상가, 조명 골목 등 전문 상가들이 많다는 것도 그에 따른 반증이 아닐까.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이제는 '기업'으로 커가고 있는 원할머니 보쌈을 비롯하여
우화식당(굴전으로 더 유명하지만) 등 두어군데를 제외하면 보쌈을 맛있게 하는 곳을 찾기 힘들다.
(종로에 보쌈골목이 있긴 하지만......... 식당이라고 하기에도 미안할 정도로 맛에 대한 자생력을 잃은 곳이다)
그러다보니 장수보쌈 같은 보석 같은 곳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무심코 길을 걷다보면 딱 지나치기 쉬운 위치와 입구 모습이다.



메뉴는 위와 같다.
보쌈 김치와 고기가 13,000원인데, 둘이 먹으면 적당한 양이다.
점심에는 주로 보쌈백반과 일반 백반이 많이 판매되고, 저녁에는 보쌈에 소주 한 잔 걸치러 오는 주객들이 많다.



기본 상차림.
소주 한 잔 입에 털어넣고 입 헹구기 좋은 콩나물국 대령이오.




김치등장.
참외만한 김치를 주방에서 척척 썰어 접시에 담겨 나온다.




주로 목살로 이루어진 고기.
보통 말 없으면 위와 같이 주인 할머니 알아서 내어오는데,
먹고 싶은 부위(기름 적은 곳, 오돌뼈 있는 곳)를 미리 말하면 챙겨주시기도 한다.


고기와 김치의 환상적인 조화.
밥은 물론이오, 소주를 흡입하게 만드는 주범들이다.


위 한상, 13,000원 되겠소이다.



새우젓을 조금 집어서,



개인 접시 위에 고기와 함께 세팅한 뒤,



자, 입안에 넣으면...
그 말은 형용할 수가 없다.
고기의 육즙도 적당하거니와, '보쌈김치'의 기본이 잘 되어있는 김치와 함께 먹으니 그 궁합이 환상적이다.
이런 것을 보고 입에서 '녹는다'고들 하지.


이렇게 먹다보면 배가 부른지도 모르고, 한 접시 더 주문하게 된다.
물론 남겨서 포장해가는 수 밖에.

술을 마시다보면 젓가락을 드는 것보다 소주 잔을 기울이기를 더욱 신경쓰는 법.
고기가 식어서 쪼그라들면 데워달라고 말하고 맛있게 먹자.

또한, 보쌈은 반절씩도 주문이 가능하니, 13,000원짜리를 하나 먹고 모자라면
'어머니, 보쌈 반절만 주세요'라고 말해주자.






오래된 맛집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내 이십대의 일부라고도 할 수 있는 피마골을 비롯해,
역시 사라진 종로 1가의 식당골목들에서 먹고 마셨던 지난 시간이 꿈만 같기도 하다.
과연 어디에서 그러한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까.

멋들어진 인테리어로 꾸민 식당에 앉아 내가 고른 메뉴를 이십대 처자가 받아적는 모습이
이제는 일상화 되어있지만 어느 한 구석이 휑한 것을 때마다 느꼈던 것은 나 혼자가 아닐 것이다.

이 곳도 과연 앞으로 5년을 더 갈 수 있을까, 10년을 더 갈수 있을까.
먹을 수 있을 때 맛나게 먹어주자.

그게 남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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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뽐뿌_이엘리 2010/01/21 14:07

    안녕하세용~
    뽐뿌 맛집포럼에서 글보고 한번 와봤어요
    리뷰도 잘쓰시고 사진도 너무 좋고
    맛집도 신선한곳이라 다 좋은데
    댓글이 하나도 없다니 너무 아쉬워요~~~
    하지만 저는 너무나도 잘봤담니다~
    막소주님 멋진 맛집 포스팅 너무 감사하구용
    자주자주 포스팅해주세욧~!
    저도 자주올께용!!!

  2. 방랑식객 2010/02/05 12:34

    어제갔었는데요....맛 없어요
    고기질떨어지고 냄새도 나고요 목살을 빙자한 목잡부나 궁딩살...13000짜리 두개시켰는데 김치에 굴 2개발견..김치맛도 그져그렇고요
    기업화되기전 원할머니 못따라가요
    가게분위기는 맛있을것 같은데 요즘 서울서 그런 분위기 찿기 힘들거든요
    고기만 좀 좋은것 쓰면 가끔 갈텐데...

    • 평균적으로 고기가 잘 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잡냄새가 잘 안나던데요. 김치는 굴김치가 아니기 때문에 그럴겁니다. 굴 싫어하는 저로서는 좋더라고요. ^^
      실망하셨다니 좀 안타깝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기업화 도기 전 원할머니 보쌈에서 함께 일하신 분이라고도 합니다.

  3. 방랑식객 2010/02/09 09:47

    저도 그렇게 들었었는데.... 할머니曰원할머니아래동서시랍니다..뭐가맞는건지..그건 중요한게 아니고 지금생각해도 고기는 별로입니다 주관적 입맛이고 생각입니다만 분위기는 술맛나는 분위기지만 일부러 찿아가서 먹을만한 맛집은 아니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