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맛집 / 누린내 하나 없는 양고기를 맛보다 - 태인 양꼬치
이천년 후반을 지나며, 화상들이 운영하는 양꼬치집들이 유행을 타고 퍼지면서 동대문, 신림 근방, 영등포 등 꽤 많은 양고기 전문 식당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덩달아 저렴한 가격으로 소주 한 잔 할 수있는 양꼬치 전문 중국요리 식당이 늘어나면서 저와 같은 주당들의 얼굴은 화색이 돌았지요. 지금은 유흥가마다 양꼬치집이 없는 곳을 찾아 볼수 없을 정도로 흔한 요리가 되었죠. 재미있는 사실은 양고기의 수요가 다른 나라들 보다 많지 않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국 본토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제게 양꼬치는 좋은 기억으로 남는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2009년이었던가, 2010년이었던가. 시기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그 양고기의 가공할만한 냄새는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회보다 고기를 좋아하는 막소주의 입맛 특성상 적당히 먹을만했다면 맛있게 먹어줄만도 싶은데, 그 날은 기어코 고기를 남기는 불상사까지 벌어졌으니 말이죠. 이 때 확실히 느꼈습니다. 양고기는 맛있는 곳에서 먹어야 하는구나.
소고기보다는 더 육질이 단단하고 돼지고기보다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양고기는 한번은 맛보아야 할 고기 중 하나입니다. 요즘 소문난 양꼬치집들은 상향 평준화가 되어있기에 적당히 알려진 곳에 찾아가면 실패하지는 않겠지만, 역시 미묘하게 입안에 남는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는 감안하고 먹어야겠죠. 그런데, 그 미묘한 냄새마저 없는 양꼬치집이 있더군요.
골목 안쪽에 있지만 지도만 잘 살펴본다면 영등포 역에서 내려 찾아가기는 의외로 쉽습니다.
주차는 좀 까다롭겠네요.
입구 사진에서 보다시피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1층에는 테이블 네 개, 2층 여덟 개가 있습니다. 그다지 넓은 곳이 아니라서 피크 시간에는 기다려야 합니다.
제가 도착한 시간이 오후 7시 10분 가량이었는데 이미 1층은 꽉 찼고 2층도 반절이 넘게 찼더군요.
예약하고 갔더니 위와같이 세팅을 미리 해두셨더군요.
김치 좀 집어먹는다고 젓가락이 저모양입니다. :)
보통 양꼬치집들은 화상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반찬의 퀄리티가 그다지 높지 않은데,
태인 양꼬치의 김치는 꽤 맛있습니다. 젓갈의 감칠 맛이 국수와 먹으면 아주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깻잎 장아찌도 괜찮은 수준이고요. 영등포 맛집 중에 주점 중에서 김치와 장아찌는 상급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양꼬치를 먹는데 칭따오를 마시지 않으면 반칙입니다.
청도맥주는 전세계 맥주 중에서도 상급입니다.
삼각 양갈비 등장.
얼리지 않은 냉장육, 색 또한 선도가 매우 좋아보인다.
동시에 주문한 양꼬치와 양념 양꼬치.
양념 양꼬치는 쯔란과 고추가루, 깨 등 양념을 묻힌 것입니다. 메뉴에는 없지만 주문하면 만들어주십니다. :)
숯 또한 좋아보입니다.
사실 열탄을 많이 사용하기에 숯에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하얗게 탄 백탄을 보니 고기의 맛이 기대가 됩니다.
버섯과 양갈비를 올려줍니다.
너무 바싹 익히면 타버리기 때문에 적당히 익혀주는 것이 요령이랄까요.
육즙이 빠지더라도 적절히 익혀주는 편이 좋습니다.
뼈에 붙은 상태에서 고기가 타지않을 정도로 익은 상태라면 뼈와 살을 분리해주세요.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자신이 원하는만큼 구워서 먹으면 됩니다.
살짝 시치미만 찍어서 먹었는데도, 냄새 하나 없는 양고기가 참 신기하더군요.
특히, 태인양꼬치만의 먹는 법이 따로 있습니다.
또띠아 위에 소스를 찍은 고기를 올리고 양배추와 양파를 얹어서 함께 먹는 것이지요.
이날, 신메뉴라고 맛을 보라면서 냄비에 끓여오셨는데,
매콤한 양송이&모짜렐라 치즈&기타등등 스프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은근히 땡기는 맛이 있더군요. 특히 술안주로 먹으니 술술 들어갑니다.
이쯤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죠.
연태 고량주 추가 합니다.
고량주는 위스키나 전통주처럼 향이 좋은 술입니다.
국내의 전통주가 은은한 선비같은 향을 지녔다면, 고량주는 관능미 넘치는 여자같은 술이라면 비슷한 비유일까요?
보통의 술이 그렇듯 고량주 또한 색을 보고, 향을 맡고, 맛을 보면 됩니다.
쓰디쓴 고량주의 맛이 아니라 향이 좋은 중국술로 느껴지지요.
맛을 봐야죠.
고구마 몇 개가 서비스로 옵니다.
홍합 가득 들어간 수제비.
역시 술안주에는 국물이 있어야...
하지만 역시 수제비는 손으로 뜯어서 넣어야 제맛.
꼬치 준비.
불 위에서 살살 구워줍니다.
바로 불 위에서 굽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으면 금새 타버리고 육즙이 빠져버리기 마련입니다.
고기굽기가 그렇듯, 한 사람이 전담 마크하여 구워야 맛있습니다.
그리하야, 위와같은 상황이 되었네요.
먹고 남은 꼬치로 오징어도 꿰어주고요.
양념 투입합니다.
불 위에서 일렬횡대로 좌르륵.
양념을 바른 녀석들은 더욱더 신경을 써줘야해요.
눈 깜짝할 사이 양념이 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바로 흡입이죠.
마지막으로 양탕 등장.
뼈다귀 해장국을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오향장육으로 유명한 북창원과 대문점을 필두로, 요즘은 불친절의 대명사로 바뀌어버린 송죽장 등 사실, 영등포는 옛날부터 중국집이 강세였던 동네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장악하고 있던 맛집들이었던지라 새로운 맛집을 찾는 주당들이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죠. 타임스퀘어가 들어서고 그다지 각광받지 못하던 골목골목들도 모조리 술집들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오래간만에 괜찮은 식당을 찾은 것 같네요. 영등포에 들르면 먹어야 할 맛집이 하나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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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 더양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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