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世界: The World, 2004)
Posted 2007/07/18 02:01, Filed under: 영화 한 토막2006 베니스 영화제 수상작인 <스틸 라이프>의 전작 <세계>.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중국 영화라곤 장이모나 첸카이거 밖에 모르던 나에게 별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던 감독이다. 쟁쟁한 세계 유수의 영화감독들을 제치고 중국의 그닥 유명하지 않은 감독의 손을 들어준 베니스 영화제의 파격적인 시상과 함께 '중국'이라는 나라의 영화 수준에 대해 - 세계 평균에 비추어보자면 그다지 영화 자체만을 보고 고민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되도록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은 챙겨보려고 노력하지만 아시아 작품들은 그닥 손이 가질 않는 요즘, 프로젝터 장만과 동시에 영화를 한 두편씩 꺼내보려는 찰나, 마침 하드디스크 안에 근 두어달이나 자리를 잡고 '제발 보아줍쇼'라는 이미지가 너무 생생해 두번째 영화로 고르게 되어버렸다. ('Grbavica-베니스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를 30분 가량 보았을까, 중간에 끊기는 바람에 잘됐다싶어 바꾼 영화가 '세계'다)
'따뜻하지만 슬프다'
지아장커의 영화에 달려있는 많은 영화평을 보면 리드문에 써놓은 글이 바로 '슬프지만 감동적이다', '힘겹지만 슬프다' 등 비슷비슷한 평가들로 많은 글들이 있었다. 그나마 국내에서 찾아보기 쉬운 '세계' 또한 비슷한 말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북경이라는 도시에 세워진 '세계 유명 도시 미니어쳐'에서 일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커다란 핵심이다. 각 도시별 소주제를 삽입하여 울란바토르에 동생이 있는 러시아 여자 '안나'를 비롯, 이야기를 짜나간다. 지 영화는 공간이 뻥뻥 뚫려있는 듯한 여백이 장면과 장면, 대상과 대상간의 소통 중 늘 나타난다. 심지어 대사에서도 말이다. 또한 한국의 80년대 초반을 연상시키는 듯한 청년들의 도시 상경이 낮설지 않다. 비로소 그들은 '이민자'가 된다. 굳이 영화내내 비추어지던 '여권'이 없더라도 이들은 이미 낮선 환경과 자신을 치열하게 연결시키고 있다. 이것은 선배들이 이미 겪었던 경험 아니었던가. 공사현장에서의 사고, 여자친구와의 다툼과 결혼 등 현대적 이미지들에서 우리의 과거를 다시 한번 본다.
'희망은 있는가'
남아있는 것이 없는 사람에겐, 가진 것이 없는 사람에겐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고 새출발이다. 철골만 앙상히 남은 그 곳에서 아무도 타본사람이 없는 비행기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늘 과거와 현재에 매달려 고민한다.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된 곳곳의 장면들은 각 주인공들이 핸드폰의 문자와 맞물려 서로의 욕망이, 어긋남과 일치함이지만 그 모두 실제와는 유리된 모습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아장커. 그의 영화는 아직도 진행형인가.
'우리 죽은거지?', '아니, 이제부터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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