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때문에 고향인 파키스탄으로 떠난 아랍계 영국인 세 명이 아프카니스탄에서 전쟁 포로로 잡혀 수용소에서 약 2년간 보낸 이야기.
이들이 탄압과 억압 속에 피어난 꽃봉오리라는 그다지 달갑지 않으면서도 유치한 생각이 영화를 보기전 해설을 읽으며 문득 떠올랐다. 아니, 이성, 감성이라는 규약들 모두 벗어버리고 생존의 본능만을 가지게 만든 전쟁이라는 안개 속에서 일말의 따듯한 감정을 가지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 대상이 이 영화처럼 '미국'이라는 세계를 주름쥐고 있는 거대 제국이어도, 우리나라 경기도 크기의 카타르라는 나라라도 상관 없다. 만약 내 죽마고우가 전쟁 중 바로 옆에서 죽었다면, 나는 백 명, 천 명의 적들을 거리낌 없이 고문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명의 사람이 아닌, 내 친구를 죽인 '적' 이니까. 이로서, 나는 또 다른 사람의 '적'이 되리라. 서로가 미워하고, 죽여야 하는 수많은 '적'들의 재생산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이러한 고문(영화에서 말하지 못한 많은 고문이 있었으리라)과 고통의 시간을 참고 견딘 그들의 놀라우리만큼 대단한 인내력과 정신력에 감동 받았다. 그러한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비로소 그들은 미국이 의도하지 않게도 키운, 미국을 미워하는 '전사'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진실 아닐까.
maksoju, 2006. 11
'영화 한 토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최근에 본 영화들. (0) | 2009/01/16 |
|---|---|
| 컨트롤(Control, 2007) (0) | 2008/08/29 |
| 관타나모로 가는 길(The road to Guantanamo, 2006) (0) | 2008/01/09 |
|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Borat: Cultural Learnings Of America For Make ..., 2006) (0) | 2008/01/09 |
| 브레이브 스토리 (ブレイブ スト-リ-: Brave Story, 2006) (0) | 2008/01/09 |
| 이사벨라 (伊莎貝拉: Isabella, 2006) (0) | 2008/01/09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