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약 삼십년 가량을 살았었는데, 오늘같이 눈이 많이 온 날은 처음인 듯 싶다.
십년전, '하늘에서 똥이 내린다'며 낄낄대며 반팔 티셔츠 한 장 입고 삽질을 하기도 했었던 철원에서 군생활이
오늘에서야 생각나고야 말았으니, 제대한 남자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런 오늘,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복도 창틀에 눈이 쌓인 것을 보고, '눈이 왔는갑다' 라고 생각만 했다.
그러나...
한층을 더 내려가자 보이는 옆집 지붕에 쌓인 눈.
'허걱'
다행이 누군가가 이쁘게 치워놓기는 했다만,
양 옆으로 쌓인 눈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것은 전조에 지나지 않았으니,
골목마다 쌓인 눈이 홋카이도의 눈을 연상시킨다.
대로라고 해봤자 나을 형편이 아니었다.
그나마 부지런한 상점 주인들이 눈을 치워 거리는 사람들이 걸어다니기에 불편함이 많지 않았지만
눈을 치주이 않은 곳들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오토바이가 눈에 묻혀버렸다.
차도라고 좋은 상황이 아니다.
대부분 거북이 운전. 시속 10km를 넘지 못하는 차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무게가 좀 있는 버스들이 아주 약간 속도를 내더라.
그나마 많이 나아진 도로.
폭설에, 경찰들도 나섰다.
핑크색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눈을 치우는 경찰도 보인다.
저런 분을 보면 꼭, '수고하십니다' 라고 말 한마디씩 꼭 해주자.
그나마 차가 정차되어 많이 다니지 않는 사거리는 눈이 녹지도 않고 그대로다.
눈은 내일까지 계속 내린다고 한다.
오늘 오후 2시 기준 25cm의 적설량을 보여, 서울 경기지역 관측사상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하는데 아직도 눈은 그치지 않고 있다.
오늘 저녁까지 계속 내린다고 하니 중요한 약속은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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