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광릉 불고기 / 기사식당용 불고기 백반집
Posted 2007/10/26 19:47, Filed under: 맛에 관한 것들/강원도광릉 수목원 쪽에 가면 '광릉 불고기'라는 곳이 있다.
뭐 그곳과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 맛만 있다면야 별 상관은 없다라는 생각이다.
춘천에 온지 불과 팔개월이 다 되어가는데도 춘천 맛집도 꿰고있지 못한 무지스러움에 혼자 혀를 차고 있을 찰나,
아래 사진 왼쪽 구석에 조그맣게 보이는 칼국수 집을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집이었다.
(사진에 찍힌 보영이네 칼국수는 춘천에서 해물 칼국수로 꽤 유명하다)
어쨌든 그 이름이 같기도 하여 한번은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것이 어언 몇달이 지나고..
마침 근처에서 일이 있어 점심식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입구를 열었다.
오천원에서 육천원으로 가격을 올린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어설프게 5를 6으로 바꾸기 위해
매직으로 찍찍 그어놓은 간판과 현수막이 귀여웠다.
광릉 불고기라는 상호명 옆에 '효자점'이라는 새끼 이름이 있는 것으로보아
광릉 수목원 근처에 있는 광릉 불고기와 분명 연관이 있는 것이 분명하렷다.
그렇다면 먹어주는 것이 예의.
기본 상차림.
뭐, 별다를 건 없다. 대체적으로 반찬들의 간은 잘 맞는데,
깊이가 없다고 할까. 조미료 사용이 많았다고 할까. 어쨌든 입에 짝짝 달라붙는 맛은 아니었다.
반찬이야 어차피 서브메뉴, 고기만 맛나면 모두 용서된다.
밥에 비벼먹기 적당한 된장국(!)
뚝배기에 바로 끓여나오는 그런 된장찌개가 아니라, 왕창 끓여놓고 손님이 올 때마다 뚝배기에 퍼서
주는 그런 된장찌개다. 두 종류 모두 좋아하기에 그닥 거부감은 없었으나
이미 점심시간이 지났을 시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푹 익지 않은 감자와 부서지지 않은 두부는
푹 익은 된장찌개만의 깊은 맛이 없다는 걸 반증했다. 운이 좋지 못한 안타까운 순간이지 뭐.
이런 된장찌개가 술안주로는 그만이라는거!
육질이나 맛을 볼 때, 돼지 삼겹살과 목살을 섞어 후라이판 같은 곳에 한번 익힌 고기를
숯불의 향을 먹이려고 숯불에 다시한번 얹은 두번 익힌 고기 같다.
춘천에서 밥 한 끼 먹기에 괜찮은 고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서울 같은 곳에서는 망하기 딱 알맞은 고기 아닐까 싶다. 이제는 너무 흔해빠져버린 고기 맛이지.
이젠 집에서도 손쉽게 그릴이나 숯불에 고기를 얹어먹을 수 있는 세상인데도 불구하다만
사람을 끌어들이는 특유의 맛이랄까, 분위기랄까, 아니라면 그 외의 것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 곳은 그냥 그런 80년대의 맛이 아닐까 싶다. (인테리어는 정말 평범한 2007년도에 춘천에 있어야 할 식당이다)
서울 성북동의 불백이 양념맛과 숯불맛의 절묘한 조화로 승부를 본다면
이 곳은 고기 그대로의 씹는 맛을 강조한다고 할까.
위와 같은 쇠 불판에 얹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기가 너무 얇아 금방 식었다는 것도 단점이겠다.
식당이 많이 방송되었다는 현수막도 이제는 좀 치웠으면 좋겠다.
이상하게도 나는 저런 현수막을 볼 때마다 '우리 식당(술집)은 맛이 없으니 광고로 승부한다'는 변명 같아
눈쌀이 찌푸려지기 일쑤다.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은지...
고기를 포함한 점심식사 한 끼에 일인분에 육천원, 한 근에 만오천원은 그닥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두 명이 와야 주문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혼자 가본 결과, 한 명이 앉아도 주문을 받아준다고 한다.
그럭저럭 먹을만한 고기와 모나지 않은 반찬들은 가끔 근처를 지나가며 먹을만한 식당이 없을 때
찾아갈만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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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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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을 붙여놓으면 사람들이 많이 오나봐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