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후반부터 서른이 지날 때까지 꾸준히 찾아들은 음반이라곤 '메탈' 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치기어린 생각일까, 내 귀에 맞는 음악이 가장 좋은 음악이었고 다른 음악은 내 기준에 있어서 그저 주변에 울리는 소음이라고 생각했었다.
서른이 넘어서야 재즈, 클래식 쪽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2008년 한 해동안 일렉트로닉 사이 트랜스에 몰입하다시피 했으니 그나마 내 개인적인 음악적 다양성이 간장종지 만큼은 넓어졌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고?
2008년 한 해 동안 찾아 들었던 음반 중에 베스트를 뽑을텐데, 순전히 위와 같은 개인적인 취향에 의한 접근법 때문이다.
특히 음반의 발매년도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들은 시기가 중요할 뿐이다. 김춘수가 말했듯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처럼 모든 음반도 내가 듣기 전에는 단순한 CD 한 장, 음원 파일 하나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순위별로 나눈 건 아니니 숫자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1. Infected Mushroom - all phonograph record
<출처 : 이녀석들 홈페이지>
나를 일렉트로닉으로 빠져들게 만든 그룹.
이스라엘 출신의 듀오로 단순한 Electronic 을 넘어 기타, 드럼, 키보드까지 다방면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아주 바람직한 녀석들이다. 요즘 이녀석 나라에서 하는 짓거리를 생각하면 울컥 복장에 숨겨진 욕설이 올라오긴 하지만 말이다.
정말 우연히 '이자슥들은 뭐야'라는 식으로 구하게 된 것이 1999년 발매된 'The Gathering'이라는 1집 음반. 이 음반을 시작으로 2007년까지 발매된 모든 EP 음반까지 구하게 되었으니 그 중독성이란 메탈과 비교대상이랄까. 싸이 트랜스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러 최근 음반에서는 단순한 일렉트로닉 밴드로 변한듯 느껴져 잠시 아쉽기는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있다는 것 자체로서 감사할 따름이다.
Infected Mushroom - Becoming Insane
7분 30초짜리 곡을 반절로 뚝 잘라 M/V로 만들었다. 이러고 싶었을까?
7분 30초짜리 곡을 반절로 뚝 잘라 M/V로 만들었다. 이러고 싶었을까?
2. The Dillinger Escape Plan - Ire Works (2007)
2000년 초반, 재즈나 클래식으로 눈을 돌린 이유가, 군 제대 이후 딱히 음반에 대한 정보를 찾을수도 없었고, 이어서 구입하거나 찾아듣는 메탈음반마다 실패했던 이유도 한 몫 했다.
죽마고우나 다름 없던 형님이 재즈광이었던지라 Stan gatz의 라틴재즈부터 차근차근 듣기 시작했으니 메탈음반이 CD 플레이어 안으로 들어오기에 당연히 선택의 입지가 좁았다.
다시 메탈로 눈을 돌리게 만든 그 이름 하나, 'TDEP'다. 이들의 음반을 CD플레이어에 넣은 뒤 약 20분 후 나는 '귀를 의심한다'는 말을 진심으로 실감했다. RATM 테이프를 워크맨에 넣고 처음 이어폰을 꽂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대략 7년 가량을 음반에 대한 이야기나 관련 장르에 대한 정보에 눈과 귀를 막고 산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당최 요즘 메탈계에 대한 소식도 없었거니와 소위 '메탈씬', '락씬'이라고 말하는 단어조차 내게는 생소했다. 그러던 차에 이 음반을 받았으니 얼마나 반가웠느냐는 말로 형용을 못하겠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결과 케이오틱 하드코어, 매스코어라는 장르 - 그새 하드코어도 많은 갈래로 나뉘어졌다 -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있어서 장르구분은 그닥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이들에게 격찬한 이유는 소위 모든 장르와 다른, 다시 말하면 모든 장르를 부수고 새로운 장르를 만든 음악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기타, 베이스, 보컬, 드럼까지 전혀 연관될 수 없는 코드들과 음들을 섞고 꼬아서 죽여주게 멋진 음악을 만들어낸다. 언듯 들으면 초보자들이 미친듯이 쳐대기만 하는 음악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철저하게 계산되어 만들어진 한 곡, 한 곡이라는 것을 알고나면 몸서리쳐지게 감동적으로 들려온다. 직접 느껴보시라.
The Dillinger Escape Plan - Panasonic Youth
3. Capsule - Sugarless GiRL
일렉트로니카 쪽 음악을 찾으면서 '아니다' 싶은 음반들은 하나같이 시부야 계열의 일본 그룹이나 솔로였다. 대표적으로 'Fantastic Plastic Machine', 'Mondo Grosso', 'FreeTempo' 등 이었는데, 이들은 그나마 들어보려고 노력은 해봤다. 그러나 큐트팝이라고 불리던가. 일본 여성 특유의 목소리가 간드러지는 목소리의 음악은 손조차 대기 싫었다.
그런데 어떻게 'capsule'에 반했을까. 나도 의문이다-
디스토션에 걸려 뿌려지는 연주음과 목소리가 '적절히' 어울렸기도 했거니와 '적절히' 신나고 즐겁게 만들어주었으며, 특히 한 달에 두세번씩 춘천과 서울을 오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적절히' 잠들기 좋은 편안함도 제공했다. 결론은 내가 '적절한' 그 것에 이끌렸다고 할까.
이들은 프로듀서와 DJ로 활동하고 있는 야스타카 나카타와 보컬 고사 토니코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재미있는건 지금까지 무려 9장의 음반을 발매 했는데(싱글앨범까지 치면 20장 가량 육박한다), 단 한 장의 음반도 국내에 라이센스가 되지 않았다. 고로 수입음반을 구입하던지 어둠의 경로를 통하는 수 밖에 없다.
4. Metallica - Death Magnetic
'제왕의 귀환'이라는 말이 적당하겠다. 고교시절 나의 귀를 즐겁게 해주셨던 메탈리카 삼촌들께서 드디어 신보다운 신보를 발매했다. 사실 5집이후 이들이 내놓은 음반은 새롭지도 않았으며 성숙하지도 않았다. 단지 음반 장수 메꾸기, 공백 메꾸기용 음반으로 출시한듯한 느낌을 받아 그다지 애정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런데 이들이 90년대 후반에 내놓았어야 할 곡들을 이제서야 내놓았으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47살이나 드신 삼촌뻘 아저씨들의 투혼을 직접 보아야 한다.
이들은 내게 있어 이십대 초반의 거울이다. 메탈리카의 음악을 들으면 신촌 빽스테이지와 대학로 MTV를 오가며 메탈을 들었던 모자쓴 우울증 환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우울을 넘어 빛 하나 없던 그 시절. 나의 이십대 초반.
메탈리카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이들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 그 자체가 예의가 아니다!
2000년 초반, 재즈나 클래식으로 눈을 돌린 이유가, 군 제대 이후 딱히 음반에 대한 정보를 찾을수도 없었고, 이어서 구입하거나 찾아듣는 메탈음반마다 실패했던 이유도 한 몫 했다.
죽마고우나 다름 없던 형님이 재즈광이었던지라 Stan gatz의 라틴재즈부터 차근차근 듣기 시작했으니 메탈음반이 CD 플레이어 안으로 들어오기에 당연히 선택의 입지가 좁았다.
<멤버들의 모습 - 참 착하게 생겼다(주관적인가? -_-)>
다시 메탈로 눈을 돌리게 만든 그 이름 하나, 'TDEP'다. 이들의 음반을 CD플레이어에 넣은 뒤 약 20분 후 나는 '귀를 의심한다'는 말을 진심으로 실감했다. RATM 테이프를 워크맨에 넣고 처음 이어폰을 꽂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대략 7년 가량을 음반에 대한 이야기나 관련 장르에 대한 정보에 눈과 귀를 막고 산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당최 요즘 메탈계에 대한 소식도 없었거니와 소위 '메탈씬', '락씬'이라고 말하는 단어조차 내게는 생소했다. 그러던 차에 이 음반을 받았으니 얼마나 반가웠느냐는 말로 형용을 못하겠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결과 케이오틱 하드코어, 매스코어라는 장르 - 그새 하드코어도 많은 갈래로 나뉘어졌다 -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있어서 장르구분은 그닥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이들에게 격찬한 이유는 소위 모든 장르와 다른, 다시 말하면 모든 장르를 부수고 새로운 장르를 만든 음악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기타, 베이스, 보컬, 드럼까지 전혀 연관될 수 없는 코드들과 음들을 섞고 꼬아서 죽여주게 멋진 음악을 만들어낸다. 언듯 들으면 초보자들이 미친듯이 쳐대기만 하는 음악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철저하게 계산되어 만들어진 한 곡, 한 곡이라는 것을 알고나면 몸서리쳐지게 감동적으로 들려온다. 직접 느껴보시라.
The Dillinger Escape Plan - Panasonic Youth
3. Capsule - Sugarless GiRL
일렉트로니카 쪽 음악을 찾으면서 '아니다' 싶은 음반들은 하나같이 시부야 계열의 일본 그룹이나 솔로였다. 대표적으로 'Fantastic Plastic Machine', 'Mondo Grosso', 'FreeTempo' 등 이었는데, 이들은 그나마 들어보려고 노력은 해봤다. 그러나 큐트팝이라고 불리던가. 일본 여성 특유의 목소리가 간드러지는 목소리의 음악은 손조차 대기 싫었다.
그런데 어떻게 'capsule'에 반했을까. 나도 의문이다-
디스토션에 걸려 뿌려지는 연주음과 목소리가 '적절히' 어울렸기도 했거니와 '적절히' 신나고 즐겁게 만들어주었으며, 특히 한 달에 두세번씩 춘천과 서울을 오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적절히' 잠들기 좋은 편안함도 제공했다. 결론은 내가 '적절한' 그 것에 이끌렸다고 할까.
이들은 프로듀서와 DJ로 활동하고 있는 야스타카 나카타와 보컬 고사 토니코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재미있는건 지금까지 무려 9장의 음반을 발매 했는데(싱글앨범까지 치면 20장 가량 육박한다), 단 한 장의 음반도 국내에 라이센스가 되지 않았다. 고로 수입음반을 구입하던지 어둠의 경로를 통하는 수 밖에 없다.
<Capsule - Sugarless Girl>
4. Metallica - Death Magnetic
'제왕의 귀환'이라는 말이 적당하겠다. 고교시절 나의 귀를 즐겁게 해주셨던 메탈리카 삼촌들께서 드디어 신보다운 신보를 발매했다. 사실 5집이후 이들이 내놓은 음반은 새롭지도 않았으며 성숙하지도 않았다. 단지 음반 장수 메꾸기, 공백 메꾸기용 음반으로 출시한듯한 느낌을 받아 그다지 애정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런데 이들이 90년대 후반에 내놓았어야 할 곡들을 이제서야 내놓았으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47살이나 드신 삼촌뻘 아저씨들의 투혼을 직접 보아야 한다.
이들은 내게 있어 이십대 초반의 거울이다. 메탈리카의 음악을 들으면 신촌 빽스테이지와 대학로 MTV를 오가며 메탈을 들었던 모자쓴 우울증 환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우울을 넘어 빛 하나 없던 그 시절. 나의 이십대 초반.
메탈리카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이들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 그 자체가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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